240224 연극 헤르츠클란 스페셜커튼콜 

[편지]

 

데미안 역 성연

싱클레어 역 안지환

크아우어 역 강은빈

 

 


"

오랜만이네, 편지지에 펜촉이 닿는 이 감각

다른 종이들과 편지지는 이토록 다르다는 사실을 한동안 잊고 살았어

"

 

"

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는 일은 모든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는 거

이 사실을 다시 알려준 너희들에게 정말 고맙다

"

"

내가 할 수 있는 보답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어

세상의 다른 쪽 면을 가르치는 것?

너희가 스스로 목소리를 찾을 수 있게 돕는 것?

"

"

어쩌면 그건 다 내 욕심일지도 몰라

나는 함께 싸우고 싶다. 너희와 오랫동안 같이, 같은 구도자로써

"

 

" 다음 주에 보자 "

 


"

크아우어, 난 지금 네 친구 앞에 와있어

너에게 저물어가는 계절을 선물한 그 친구 말이야

이렇게 와서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

네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

"

"

하지만 우린 캄프 회원이니까 이 나무도 달리 봐야하지 않을까?

우리는 나무가 제자리에서 고요히 삶의 비밀을 알려준다고 생각하잖아

하지만 어쩌면 이 나무야말로 속으로 가장 거친 싸움을 벌이고 있는지도 몰라

해를 늘리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상상만 해도 끔찍해

이상하다 너에게 쓰는 편지인데 데미안에게 쓰고있는 것 같아

"

 

" 캄프에서 보자 "

 

 


"

싱클레어, 어제 캄프 수업을 생각하면서 짧은 시를 한 번 써봤어

들어줄래?

"

"

나무 아래 서서 아직 오지 않을 당신을 그려봅니다

아직이라고 말하며 우리는 얼마나 많은 지금을 희생하고 있는지

"

"

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단 한 글자도 허비하고 싶지 않습니다

"

"

한 알의 씨앗에 온 시간이 담겨있음을 하나의 단어로 설명할 수만 있다면

아직 오지 않을 당신이 이미 오래전에 와있음을 한 번에 눈빛에 담을 수만 있다면

"

"

나는 나뭇가지에 잠시 앉았다 날아가는 새가 되어도 좋습니다

"

 

" 부끄럽네, 이따 캄프에서 봐 "

 
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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